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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보현의 BOOK CAFE] 편의점은 말한다 “언제 어디서나 네 곁에 있을게”
  • 서보현 기자
  • 등록 2014-07-01 13:5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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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대인의 고단한 삶의 안식처 편의점 <편의점의 사회학>
▲ 전상인 칼럼집 <편의점의 사회학>.


[서보현의 BOOK CAFE] 편의점은 말한다 “언제 어디서나 네 곁에 있을게”

밤 11시, 떡볶이가 먹고 싶은데 주변의 분식집은 문을 닫았다면 갈 수 있는 곳. 또 간단하게 맥주를 한 잔 들이켜며 하루의 갈증을 풀 수 있는 곳. 하루 평균 880만명이 방문하고 하루 동안 거래되는 금액이 356억원에 이르는 곳. 바로 대한민국의 편의점이다.

국내 편의점은 편의점 최초 발상지 미국은 물론 최대 발흥지인 일본과 대만을 제치고 인구 대비 편의점 수가 지구 상에서 가장 많은 나라다.

2012년 말 기준으로 국내 편의점은 2만 4,559개이며 이는 한국인 2,057명당 편의점이 하나인 꼴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이처럼 편의점이 많은 나라인 한국에서, 특히 젊은이들에게 편의점이 갖는 의미는 무엇일까.

저자는 이를 설명하기 위해 소설가 김애란의 <나는 편의점에 간다>라는 단편과 지강민 작가의 웹툰 <와라! 편의점>을 예로 든다. 다양한 예술작품이 편의점을 소재로 삼으면서 편의점이 현대인에게 갖는 중요성이 그만큼 커졌다는 것이다.

특히 퇴임 후 ‘편의점 아저씨’로 유명세를 탄 김능환 전 대법관은 편의점의 편리한 방식에 열광하는 젊은이들의 많은 호감을 사기도 했다. 그 후 김 전 대법관은 “주로 담배 장사”라고 편의점 장사의 애로를 털어놓으며 백기를 들긴 했지만.

저자는 <편의점 사회학>에서 단순히 편의점의 현황만 나열하진 않는다. 구멍가게, 즉 재래식 소매업에서 도매업, 프랜차이즈 편의점으로 발전해 온 유통업은 사람들이 ‘언제, 어디서든’ 원하는 것을 살 수 있도록 갖춰진 시스템이다.

저자는 이 같은 편의점의 역사를 되돌아보며 “새벽부터 심야까지 가게가 문을 여는 것이 일반화될 수 있는 사회에서나 가능한 일”이라고 지적한다.

9시 출근, 6시 퇴근이던 한국 사회의 평범한 직장인은 연차가 쌓일수록 어느덧 8시, 10시, 12시에 퇴근하는 날이 잦아진다. 배는 고프고, 몸은 피곤하고. 이럴 땐 눈에 띄는 근처의 편의점 아무 곳이나 들어가서 피로회복제와 삼각김밥을 집어 들게 된다.

바로 여기에서 편의점이 발전할 수 있었던 이유가 나오는 것이라고 저자는 설명하는 것이다. 그리고 편의점은 한 단계 더 진화한다.

전상인 교수는 “편의점이 상품을 파는 공간으로부터 생활을 파는 공간으로 진화해야 한다는 점에서 프랜차이즈 편의점의 입장은 한곳으로 수렴하는 듯하다”며 “편의점 네트워크를 활용해 방범 기능을 강화하겠다는 S편의점이 그 예다”라고 밝힌다. 문화, 예술, 생활, 치안, 복지, 재난 대비 등 사회의 공적 기능을 수행하는 곳으로 변화를 꿈꾸는 것이다.

일명 ‘편의점 공동체’라 이름 붙여진 이 역할은 편의점을 현대인의 생활 곳곳에 스며들게 한다.

건강에 좋지 않은 즉석식품 따위를 취급한다고 폄하되기도 하는 편의점. 하지만 편의점은 그 이름만큼이나 편리한 시스템을 유지하고 있고, 전국 어디서나 쉽게 찾을 수 있다.
 
무심하지만 잦은 ‘대면’이 일어나는 이중의 공간, 편의점. 오늘도 그곳들은 환히 불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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