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뉴스투데이 = 특별취재팀] 검찰이 SK이노베이션 넥슬렌 공장신축공사를 하던 SK건설의 전 하도급 업체 대표를 정치자금법 위반혐의로 수사하는 과정에서 실제로 지역 정치인 측근을 통해 산업통상자원부(당시 지식경제부)를 상대로 한 전기공급 허가 청탁과 ‘쪼개기식 불법 후원금’이 전달된 사실이 확인됐다.
특히, SK이노베이션 넥슬렌 공장의 전기 공급구역 추가를 위한 1차 사업변경허가가 반려된 지 5개월도 안 돼 재심의를 거쳐 실제로 허가를 받은 것으로 드러나 그 배경에 의구심이 증폭되고 있다.
29일 울산뉴스투데이 특별취재팀이 단독으로 입수한 검찰의 공소장.
울산지방검찰청이 2019년 2월 13일자로 작성한 이종남씨(당시 SK건설 협력업체인 ㈜수영 대표) 등의 공소장에 따르면 검찰이 이씨 등 모두 7명에 대해 정치자금법 위반혐의로 수사하는 과정에 이 같은 사실이 드러났다.
SK이노베이션은 2011년경 울산석유화학공단 25블럭 부지에 넥슬렌 공장을 신축사업을 추진하면서, SK건설이 시공을 맡았고, 이종남씨가 대표로 있던 ㈜수영이 토목공사를 하도급 받았다.
그러나 SK이노베이션은 넥슬렌 공장을 운영하기 위해 한국전력공사로부터 전기를 공급받으려고 했으나 송전탑 등 부지 마련이 곤란하고 비용이 과다하게 투입되는 문제가 발생, ㈜한주로부터 전기를 공급 받을 수밖에 없었다.
검찰수사 결과, SK이노베이션은 2011년 7월 4일 한주의 기존 16개 전기공급 구역에 넥슬렌 공장이 포함되도록 사업변경허가를 요청하고, ㈜한주는 같은 해 7월 29일 당시 지식경제부(현 산업통상자원부) 에너지관리과에 전기공급구역 추가를 위한 사업변경허가를 신청했으나 “허가기준에 미달한다”는 이유로 같은 해 12월 13일 반려됐다.
이에 SK이노베이션 임원 A씨는 2011년 10월 26일 울산 남구 달동 T커피숍에서 하도급 업체 대표 이종남씨에게 ‘전기 공급구역허가’를 부탁한 사실이 구체적으로 검찰 공소장에 적시되어 있다.
실제로 이종남씨는 2012년 1월경 김기현 전 시장의 배우자의 이종사촌 동생 B씨를 만나 “김기현 의원에게 부탁해 ㈜한주가 지식경제부로부터 사업변경허가(SK이노베이션 넥슬렌 공장 전기공급)를 받을 수 있도록 도와 달라”고 했고, B씨로부터 이를 약속받으며 “후원금을 기부 해달라“는 요청을 받아 총 8회에 걸쳐 2천만원을 소위 ’쪼개기식 불법 후원금‘을 낸 혐의로 올 2월 13일 기소됐다.
그러나 지금 현재까지도 법원의 1심 선고기일까지 잡히지 않는 등 계속 지연되고 있다.
이종남씨는 “SK이노베이션은 사업변경 허가로 공사비(전기공급) 2천억원을 절감하고도, 하도급 업체에 민원 해결과 정치인 후원금, 친인척 급여 등을 모두 떠넘겼고, 공사도 과다한 공기단축과 근로자 투입요구 등으로 76억6천만원의 적자가 났다”면서 “그 결과 나는 전과 4범의 전과자 신세가 되어 죽고 싶은 심정으로 단식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고 하소연했다.
실제로 이 과정에서 ‘허가기준 미달’로 반려된 한주의 ‘SK이노베이션 넥슬렌 공장 전기공급’ 신청이 5개월 여만인 2012년 4월 27일 당시 지식경제부로부터 사업변경허가를 받은 것으로 검찰수사 결과 드러났다.
그러나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인허가 문제를 협력업체 대표에 맡겨 처리했다는 주장자체가 상식에 맞지 않다”며 이종남씨의 주장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