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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이수화학 반복된 불산 누출…안전불감증 논란
  • 김인영 기자
  • 등록 2015-11-17 16:4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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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16일 오전 0시 47분께 합성세제 원료 제조 설비
[울산뉴스투데이 = 김인영 기자] 울산 합성세제 제조업체인 이수화학의 '안전불감증'이 도마 위에 올랐다.

17일 울산시소방본부에 따르면, 남구 부곡동 소재 이수화학에서 지난 16일 오전 0시 47분께 합성세제 원료 제조 설비에서 유독물질인 불산 1000ℓ가 누출됐다.

소방당국과 회사 측은 설비의 메인 밸브를 차단하고 불산과 오일이 4대 6비율로 섞인 5000ℓ의 화학물질을 투입해 6시간여 동안 방재 및 불산 희석 작업을 벌였다.

사고는 지난 15일 정기 보수를 마치고 재가동을 위해 기름과 불산 성분을 설비에 주입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날 오전 6시 30분께 누출이 확인된 드레인밸브(배수밸브) 교체작업이 마무리되면서 사고도 수습됐고 당시 현장에 근무 중이던 근로자 12명에 대한 인명피해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수화학에서는 지난해에도 불산이 누출되는 사고가 발생한 바 있고, 이번 사고는 공장 설비에 대한 정기점검 기간에 발생했다는 점을 비롯 사고 대응 지연, 추가 피해 발생 우려 등에 대해 회사의 '안전불감증'에 대한 비판은 피해가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 지난해에도 불산 누출 사고…안전 보강 및 소방훈련 물거품

이수화학 울산공장은 지난해 2월 25일 작업 도중 순환 펌프가 파손되며 100ℓ 가량의 불산혼합물이 누출되는 사고가 발생한 바 있다. 누출된 불화수소 혼합물에는 농도 97%의 불화수소 50ℓ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고로 공장장과 법인이 업무상과실가스방출과 유해화학물질관리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됐고 각각 벌금 700만원과 500만원이 선고됐다.

회사는 사고 이후 낡은 배관과 펌프 등 시설을 보강하고 화재 및 누출 사고 발생을 가정한 대규모 소방훈련 등을 진행, 재발 방지에 힘쓰는 듯 보였으나 1년 9개월 만에 또 같은 사고가 발생해 시민들의 두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

▲ 공정 설비 점검기간에 사고 발생

특히, 이번 사고는 공장 설비에 대한 정기점검 기간에 발생했다. 설비에 대한 정비를 마치고 시범운영하는 과정에서 불산이 누출된 것.

1.9㎝의 드레인밸브가 파손되면서 사고가 발생했으나 드레인밸브에 대한 관리는 물론 전수조사 조차 이뤄지지 않았다.

그러나 이수화학 울산공장은 지난해 2월 누출 사고 이후 공정안전관리(PSM) 우수 사업장(P)에서 양호 사업장(S)으로 변경된 바 있어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고용노동지청 중대산업사고예방센터는 우수 사업장은 4년마다, 양호 사업장은 2년마다 한번씩 점검을 받도록 해 차등 관리하고 있다.

이수화학 울산공장은 지난해 사고 직후 안전점검을 받았고 최근까지 정기 점검도 받았지만 문제가 발생한 밸브와 접합부 등에 대한 점검은 이뤄지지 않았다.

전체 공정에는 해당 밸브와 같은 부품이 수없이 많이 설치돼 있고 접합부는 비파괴검사에서도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아 현실적으로 어려웠다는 게 이수화학 울산공장 측의 입장이다.

▲ 회사의 늑장 대응

사고에 대한 회사 측의 대응 지연도 지적됐다.

회사가 불산 누출을 확인한 시간은 오전 0시 45분이지만 업체측에서 메인 벨브를 전부 차단한 시간은 40분 뒤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파손된 드레인밸브 교체작업을 시작한 시간은 벨브 차단 후 1시간 12분 이후다. 메인 밸브 차단과 교체작업 시간이 늦어지며 사고 마무리까지 총 6시간이 소요됐다.

이 과정에서 1000ℓ 불화수소가 하늘을 뒤덮었고 인근 공장까지 악취가 번졌다.

▲ 추가 피해 우려

사고 당시 공장에는 12명의 작업자와 관리자 수명이 있었고 사고 지점에는 4~5명의 작업자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까지는 이들이 건강상의 문제를 호소하지 않고 있지만 소방 관계자는 "증상이 뒤늦게 나타날 수도 있어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공장 정문에 기준치 3ppm을 3배 이상 넘어선 최대 10ppm 농도의 불화수소가 검출됐다.

이수화학 정문을 기준으로 이날 오전 2시께 7ppm 농도가 검출됐던 불산은 3시께 10ppm까지 검출됐다. 이수화학 울산공장에서부터 2.5㎞가량 떨어진 태광산업에서도 소량이지만 불산이 검출됐다.

사고 발생 이후 인근 공장의 경비원이 "악취가 난다"며 119에 신고했던 것으로 미뤄볼 때 추가적인 인명피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수화학 울산공장 관계자는 "배관과 펌프 등 공정의 일정 설비는 상당한 예산을 들여 순차적으로 교체하고 있다. 해당 부품은 미처 확인하지 못했고 앞으로 주의를 기울여 이번과 같은 사고가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경찰은 사고가 발생한 드레인밸브와 접합부 배관을 수거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감식을 의뢰했으며 업무상과실가스방출 등 혐의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고용노동부 울산지청은 이수화학 울산공장 공장 전체에 대해 작업중지와 근로자들의 임시 건강진단 명령을 내리고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를 조사 중에 있다.

한편, 불산은 불화수소를 물에 녹인 휘발성 액체로 염산이나 황산보다는 약한 산성이지만 피부와 눈, 호흡기관 등에 쉽게 흡수돼 손상시키는 유독물질이다.

고용노동부는 8시간 노출기준으로 0.5ppm 수준을, 작업 중 한 순간도 넘어서는 안되는 기준은 3ppm 수준으로 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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